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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의 고견

5.24 오건영님 페북글입니다

by 지아하다 2025.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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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줏  와 EBC 그리고 BOJ (중앙은행) 의 금리인하 관련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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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부산과 대구를 다녀왔는데요, 특히 화요일날 방문했던 대구… 정말 더웠습니다.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갔다고 하죠. 조금 걷는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제대로 땀이 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제 여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네요. 개인적으로 올해는 워낙 독특한 시장 움직임에 몰두하다보니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문제는요… 올해 하반기에도 마찬가지로 정신이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트럼프가 다시 유럽연합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죠. 더 이상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6월 1일부터 고율 관세를 때리겠다는 얘기인데, 대단합니다. 지난 4월 2일 대규모 관세 부과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이 그렇게 흔들리는 것을 경험했으면서도… 조금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는 듯 하니 다시금 관세를 들고 나오고 있죠. 시장 분위기가 안좋아지면 다시 뒤로 물러나고, 좋아지면 다시 전면에 나서는 패턴을 반복하려는 것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이게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반복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된다면 그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른 국가들은 미국 이외 교역을 할 수 있는 무언가 다른 대안을 찾게 될 겁니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EU와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하고 있죠. 그리고 CPTPP는 EU와 활발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트럼프가 관세를 무기로 모두까기 인형을 시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얘기가 아니었을 텐데요… 애니웨이.. 큰 혼란과 예상치 못하는 변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초에는 트럼프가 전세계의 부를 모두 미국으로 집중시킬 것이라는 기대에 미국 예외주의가 힘을 얻었다면, 3~4월에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예외주의에서의 후퇴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죠. 지금은 ABUSA라는 말이 나옵니다. Anywhere, but USA라는 뜻이라고 하죠. 미국만 아니면 어디라도 투자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불과 5개월만에 평판이 얼마나 빠르게 변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봅니다. 참고로 평판은 한번 스크래치가 가면 쉽게 회복이 되지 않죠. 그리고 작은 실수 하나에… 미국 예외주의였다면 그냥 웃으면서 지나갈 얘기들이… 평판이 흔들리면 ‘그럴 줄 알았어…’라는 차가운 반응에 쉽사리 직면하게 되곤 합니다.

이런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은 비단 유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캐나다와 호주는 반 트럼프 정부가 새로 선출되었구요.. 일본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요구대로 다 퍼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죠. 그럼 이들 국가들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호적으로 나올까요.. 아니면 유럽연합처럼 갈등하면서 트럼프를 자극하게 될까요… 그리고 중국은 90일 이후 어떻게 대응에 나설지.. 현재로서는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연준 월러 부의장의 이틀 전 코멘트가 시장에는 희망을 주었다고 하죠.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가 붙는데요, 관세 부과가 10%에 멈춰서게 된다면… 이라는 전제가 바로 그겁니다. 만약 이 이상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구요.. 10% 정도면 견딜만 하니.. 이 때에는 금리를 낮추면서 지원 사격에 나서겠다는 얘기였죠. 바로 다음 날 유로존 50% 관세 얘기가 나오니.. 월러 부의장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죠. 연준 내 대표 비둘기였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4월 2일에는 연말쯤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며 "현재로서는 인하 시점이 지금으로부터 10~16개월 정도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수정했다.(중략)” (연합인포맥스, 25. 5. 24)

이 분은 원래 올해 꽤 많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연초에 언급했었죠. 그런데… 말이 좀 바뀐 듯 합니다. 실제해방의 날인 4월 2일 관세 부과 시점에는 연말쯤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죠. 관세의 부담이 비둘기의 날개를 꺾었던 겁니다. 그런데요… 그건 4월 2일 얘기이고.. 5월 24일인 오늘은 금리 인하가 10개월 이상 밀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죠. 네. 연내 금리 인하 확률을 매우 낮게 보고 있는 겁니다. 질문 하나 드려보죠. 비둘기인 굴스비는 지난 3월 FOMC 당시 점도표…를 어떻게 작성했을 것 같으신가요? 아마도… 연내 2~3차례 이상 낮추는 쪽을 찍었을 겁니다. 그런데요… 적어도 오늘의 이 발언은요… 연내 금리 인하가 없다로 들리니 6월 FOMC 점도표에는…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지난 3월 FOMC 당시 발표된 점도표에서 연준은 연내 2차례 금리 인하를 본다고 했었습니다. 비둘기인 굴스비는 더 많은 인하를 보았겠죠. 다만.. 당시 파월 의장은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 같다며 금리 인하는 가능하다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무게를 두었습니다. 그런데요… 지난 4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죠. 그럼 일시적이 아니라는 얘기일텐데요… 그럼 6월 FOMC에서 점도표는 어떻게 바뀔까요? 4월 2일 관세 부과 이후 처음으로 나오는 점도표와 경제 전망에… 시장은 간만에 FOMC에 신경을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2회 인하를 예고하던 3월 FOMC 당시 시장은 4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대했었죠. 현재 시장은 2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그 말씀을 드려오고 있습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적게,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는 늦게 금리를 인하할 것 같다’라는 말씀을요… . 이쯤 되면 6월 FOMC 점도표가 궁금해지네요… 참고로 그 즈음에 G7 정상회담(6월 15~17일)도 있는데요… 간만에… 시장이 FOMC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헤봅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을 보죠. 그래서 이번에 나온 PPI나 CPI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지만 연준은 보다 긴 시계열을 봅니다. 그리고 현재의 물가도 중요하지만 물가에 대한 기대 심리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죠.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무살렘 총재 코멘트가 이런 연준의 스탠스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봅니다. 잠깐 인용 기사 읽고 가시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기업들은 투입 비용과 산출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 경영진은 공급망과 재고, 인플레이션을 둘러싸고 더 커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은 그 점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인포맥스, 25. 5. 24)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만큼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에 신경을 쓰고 있죠. 무살렘 총재는 2주 전에도 이 비슷한 얘기를 했었더랍니다. 장기 기대인플레가 강해지면…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즉, 고질병이 될 수 있죠. 고질병이 되면 치료도 어렵지만.. 정말 작은 충격에도 매우 쉽게 재발합니다. 제발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금리 인하에 매우 신중한 미국과는 달리 미국 이외 국가들의 금리 인하 행보는 보다 빨라지고 있습니다. 먼저 유럽과 영국, 그리고 중국을 보시죠.

“ECB 정책위원, ‘기준금리, 중립 수준 아래로 내려야’”(연합인포맥스, 25. 5. 22)

“ECB 정책위원, ‘6월 추가 금리 인하 배제할 수 없어’”(연합인포맥스, 25. 5. 20)

“중국 예금 금리, 사상 첫 0% 대 진입“(서울경제, 25. 5. 20)
“’예금 금리 0% 시대‘ 연 中.. 내수 시장에 300조 위안 풀릴까“(서울경제, 25. 5. 21)

“영국, 기준금리 4.25%로 인하… 무역 불확실성 속 경제 대응“(CBC뉴스, 25. 5. 9)

ECB는요.. 현재까지의 빠른 금리 인하 이후에도… 추가 금리 인하를 논하고 있죠. 중립 금리.. 즉, 적정 금리 수준보다도 더 낮춰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 역시 예금 금리 기준으로 0%대를 하회하고 있구요… 영국 역시 물가 부담은 크지만 관세 충격을 메우기 위해 내수 성장이라도 도모할 필요가 있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죠. 호주와 스위스 역시 비슷합니다.

“RBA 총재 ‘확신갖고 금리 인하.. 필요 시 추가 조치’”(연합인포맥스, 25. 5. 20)
“스위스 프랑 10년 만에 최대 강세, 마이너스 금리 다시 오나“(머니투데이, 25. 4. 28)

네. 지난 주 호주가 금리를 인하했죠. 추가 인하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겠다고 호주 중앙은행 총재가 밝혔죠. 인플레이션 문제 때문에 다른 국가 금리 다들 내릴 때 버티던 호주의 스탠스 변화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금리 인상이 임박했던 것처럼 말하던 일본은행은 이제 한발짝 물러서서 금리 인상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사 보시죠.

“BOJ 위원 ‘미 관세 영향 면밀히 살펴야, 금리 인상 신중히’”(이데일리, 25. 5. 16)

“BOJ 부총재 ‘미 관세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리스크 확인하며 정책 판단’”(뉴스핌, 25. 5. 13)

미국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데.. 다른 국가들은 금리를 내리고 있죠. 그럼 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니.. 달러의 매력이 높아지겠죠. 엥? 그런데 달러는 지금 약세로 내리박히고 있지 않나요? 네… 그렇게 하락하는데..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미국 이외 국가들 입장에서는 너무 빠른 달러의 약세 & 자국 통화 강세를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플라자합의 얘기가 나오면서 일방적 달러 약세를 말하던 시장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려될 듯 합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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