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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의 고견

25.05.29 오건영님 페북글입니다

by 지아하다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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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가장 무관심한 이벤트 중 하나가 연준의 FOMC가 아닌가 싶네요. FOMC 의사록이 발표되었는데요, 과거에는 이런 이벤트들이 시장을 크게 흔들었는데, 이제는 무덤덤한 듯 합니다. 그냥 시장 참가자들은 그런 얘기를 하는 듯 합니다. “걔덜이 뭘 할 수 있는데??”.. 트럼프의 관세 유예 소식이나, 중동 순방 얘기, 그리고 SLR규제 완화 등에 환호를 하지 이 쪽 얘기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금리를 내리던 말던.. 결국은 문제 생기면 그 때 고민하면 된다… 정도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듯 하네요.

일단 오늘 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은 재차 변했죠. 일단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 수준을 기록하고 있죠. 불과 1주 전만 해도 70%였는데요, 꽤 낮아진 겁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금리 인하 예상치의 경우 2차례 인하 가능성을 지난 주에는 68%수준으로 봤는데.. 현재 요것도 63%로 내려와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FOMC 의사록에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음에도 금리 인하 전망이 낮춰진다는 점이 다소 이례적입니다. 의사록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던 걸까요?

우선 연준의 실무진들… 의사결정을 하는 파월 의장과 같은 FOMC 주요 멤버들 말구요… 그 밑에서 전망 등의 실무 자료들을 준비하는 스탭들이 있습니다. 꽤 실력이 좋은 편인데요.. 참고로 지난 23년 초.. 다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 자산 시장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을 피력했던 바 있죠. 제 과거 에세이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요.. 이분들이 이번에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고용이 둔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 실무진(staff)은 경기침체에 무게를 두는 듯한 경제전망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략) 연준 실무진은 FOMC 참가자들에게 제출한 경제전망에서 "노동시장은 상당히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중략)

실무진은 이와 함께 "실물 활동에 대한 위험은 하방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판단했으며,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의 기본 전망만큼이나 크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인포맥스, 25. .5. 29)

이 분들 얘기에는 사실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 시장이 상당히 약화할 것이라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요.. 마지막 문장을 보시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거의 기본 전망 만큼이나 크다.. 라는 부분이 있죠… 개인적으로 연준 스탭들이 이 정도로 언급하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어느 정도 무게를 둔다면.. 우리는 현재 관세 충격에 대해 상당히 간과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들릴 수 있죠.. 크음.. 그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면 금리를 많이 인하해줘야 할텐데요… 이런 얘기가 함께 나옵니다.

“2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7일)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회의에서 "거의 모든(almost all)"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일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록은 "참가자들은 보다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일부(some)는 인플레이션이 오랜 기간 위원회의 목표를 웃돌았기 때문에 기대가 특히 민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기술했다.”(연합인포맥스, 25. 5. 29)

네.. 인플레이션이죠. 최근 뉴욕 연준의 윌리엄스 총재나 무살렘을 비롯, 상당히 많은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말할 때요…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실제 연준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당장 물가 기대는 높지만… 이런 단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잘 고정되어 있다는 얘기를 꽤 오랜 기간 해왔죠. 그런데요.. 이제… 장기 기대인플레의 고정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작은 인플레이션이 충격에도 꽤 큰 물가 상승 반응이 올 수 있음을 말하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은 잡초와 같다… 고 했는데요… 이제 그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 아닐까요? 잡초가 힘을 제대로 받고 있는데.. 경기 부양.. 즉 작물에 거름을 주면… 잡초만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요. 성장 둔화는 금리 인하 요인입니다. 그런데…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요인이죠. 그럼 연준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금리를 올리면서 내릴 수도 없고… 네.. 무언가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어려운 상충 관계에 직면한 겁니다. 그래서 이런 문구가 나오죠.

“참가자들은 더 나아가 "성장과 고용에 대한 전망이 약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위원회는 어려운 상충관계(difficult tradeoffs)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인포맥스, 25. 5. 29)

성장이냐.. 물가냐..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성장 위험은 꽤 높아졌고.. 기대 물가 위험도 꽤 높아졌습니다. 양쪽 전선에서 적이 쳐들어오는데 어디를 막아야 할까요.. 이 둘이 상충 관계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6월 FOMC의 점도표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아직은 시장이 FOMC 모드로 들어서지 않았지만 다음 달 10일 정도를 지나게 되면 경계 모드로 들어서지 않을까 싶네요. 시장은 연내 2차례 인하를 여전히 보고 있지만… 그 가능성조차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드려왔던 말씀은 그거죠.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는 늦게..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적게 금리를 인하할 것 같다구요.. 이 생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인용합니다.  

"몇몇(several)" 참가자는 "미 국채시장의 회복력이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이는 수년간 주목의 대상이 되어왔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는 "4월 상반월 동안 자산가격 간 상관관계가 기존의 전형적인 패턴과 달라진 점"을 언급하면서 주식 등 기타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하는데도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참가자들은 "이러한 상관관계의 지속적인 변화나 미국 자산의 안전자산 지위 약화는 경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연합인포맥스, 25. 5. 29)

미 국채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죠. 4월에 나타난 이례적인 트리플 약세 현상… 기존의 전형적 패턴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산 시장간의 상관 관계… 즉 위험 자산이 무너질 때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수요가 늘어나서 금리가 하락하는 전형적 흐름이 사라진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죠. 미 국채가 위험자산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느낌이구요… 이는 미국 달러 패권.. 그리고 절대 안전 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의구심이 실존하는 위험일 수 있음을 연준이 걱정하는 겁니다. 연준이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적은 많았지만… 이 정도 우려를 하는 것은 처음 보는 듯 합니다. 미국 국채의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럼 이런 분위기에서 금리를 마구 내려줄 수 있을까요?

연준의 통화 정책이 막히면… 재정 정책이 필요하겠죠…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의 감세안은 이제 상원을 트라이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걸 기대할텐데… 감세는 성장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그 감세가 성장과 맞물려서 물가 역시 안좋은 방향으로 흔들 수 있죠. 물가의 상승과 재정 적자의 증가… 이 두가지가 합치면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하고 있네요. 기사 인용합니다.

“머스크, 트럼프 감세 법안 직격… ‘재정 적자 키워’”(뉴시스, 25. 5. 28)

국채 금리를 눈여겨 봐야할 듯 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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