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시장이 느끼는 부담감…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거의 전고점을 향해가는데… 미국 채권 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 있죠. Buy the Dip이라는 단어는요… 실은 주식보다는 채권에서 먼저 쓰였던 단어입니다. 미국 주식은 어차피 오르게 되어 있다… 는 생각들.. 그게 저가 매수를 자극하는 핵심이었는데요… 그 이전에 약 20년간의 대세 금리 하락(대세 채권 가격 상승)을 경험한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 금리는 어차피 내릴 수 밖에 없다.. 성장은 정체되어 있고.. 물가 역시 올라올리 없으니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그런 채권 시장에 대한 Buy the Dip의 확신이요.. 점점 실망을 바뀌어가는 듯 합니다. 참고로 채권 금리는 22년 오른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Higher for Longer… 현재 분위기로는 일정 수준 더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채권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는 요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낳은 바가 크죠. 185개국에 부과한 관세… 어찌보면 그 185개국 중 상당수가 미국 채권자였을 겁니다. 미국 국채 보유국이라는 얘기죠. 이들 국가들에게 관세를 때리면서 위협을 하니 당연히 싫을 수 밖에 없었겠죠. 중국이나 일본이 대규모로 국채를 매도하는 초강수를 둘 수는 없죠.. 이들이 미국 국채를 팔면 그들도 죽게 되니까요… 너무 많은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의 비애.. 이게 이들이 미 국채를 팔 수 없도록 만드는 핵심이 됩니다. 그런데요… 기존에 미국에 빌려준 채권을 팔 수는 없어도… 적어도 더 빌려주는 것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겠죠. 여전히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는 미국은 다들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것을 꺼리는 국가들에게 어쩔 수 없이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네. 더 많은 이자를 주는 방법 밖에 없겠죠.
다음으로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이게 크다고 봅니다. 지금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무서운 이유는요… 이게 벌써 4년 이상 이어져왔다는 겁니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상회한 것이 21년 3월이었는데요… 당시에는 24년 말 정도에 되돌릴 수 것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었죠. 근데 망할… 27년은 되어야 될 듯 합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병을 6~7년간 앓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네..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으로 바뀔 수 있죠. 고질병은요.. 치료도 어렵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 20여년간 인플레가 실종된 세상.. 즉 인플레라는 리스크로 금리가 튀는 일은 겪어본 적이 없던 채권 시장이.. 이제 인플레를 고질병으로 만나면?? 언제든 인플레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면? 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데 보다 많은 부담을 느낄 수 있죠. 그럼 위험한 만큼 프리미엄 금리를 요구하게되지 않을까요? 언제든 손실이 날 수 있는데요… 네.. 인플레 고착화에 대한 경계감… 이게 미국 국채 금리를 과거보다 높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갖고 있는 연준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들이 말씀드렸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경계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의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죠. 금리 인하 가능성의 축소… 보다 많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미리 내려가있던 국채 금리를 다시금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가 금리에도 영향을 주죠. 대규모 감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감세를 하게 되면..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데… 빚이 많은데… 그리고 관세를 통해서 조달한다고 했던 대규모 세수 역시 현재 펜딩이 되어 있는데.. 마지막으로 신용등급도 강등이 되어 있는데… 이 상황에서 감세를 과감하게 한다는 의미죠.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때문에, 그리고 감세는 재정 적자를 늘리게 되기 때문에 양방향의 악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달러 약세에 대해 생각해보죠. 달러 약세… 달러가 너무 빠른 약세를 보이게 되면.. 달러에서의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고… 자칫하면 달러 패권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지금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게 중요할까요?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물론 둘 다 중요한데요… 굳이 따지면 후자가 훨씬 크겠죠. 그럼 미국은 달러 패권을 무너뜨리지 않는 수준의 달러 약세를 원할 겁니다. 그 수준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흔들 할 때에는 어떻게든 달러 보유의 매력을 높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달러 보유시 더 많은 이자를 주는 것이 되지 않을까요? 휘청거리는 달러 패권의 유지를 위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면 미국 국채 금리가 현재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런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드디어 또 다시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죠. 우선 첫째는 외국인들의 투자 자금에 대한 과세 이슈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 당선 직후에 라이트하이저의 책을 보면서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토빈세 부과 우려를 다루어드렸던 적이 있죠. 그 얘기가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트럼프의 강경파들은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보유한 것은 하나의 특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특권을 가지려면 미국한테 잘해야 하는데.. 미국에 결례를 범하는 미국 자산 보유자들에게는 보다 많은 수수료를 걷어야 한다.. 뭐 이런 논리입니다. 다만 모든 국가가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결례를 하는 국가… 그냥 정성적으로 미국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 국가의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샀을 때 보다 높은 세금을 때려주겠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하면 충분하실 듯 합니다. 그럼 이들 국가의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나 혹은 다른 자산을 통해 수익을 냈더라도… 최대 20%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죠. 그럼 그만큼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기대 수익률이 하락하게 됩니다.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를 낮추는 악재가 되지 않을까요?
이런 세금의 대상이 국가 단위, 혹은 해당 국가가 운용하는 국부 펀드 등에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각국의 대형 연기금이나 국부 펀드는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겠죠. 혹여나 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미국에게 대규모 채권을 갖고 있는 국가… 나의 가장 큰 채권자… 마음에 들까요.. 들지 않을까요? 판단에 맡깁니다.. T.T 와.. 이거 미국 국채 무서워서 투자할 수 있을까요? 그게 후달린다면 미국 국채로 손이 덜 가게 되겠죠. 그럼에도 돈을 빌리고 싶다면… 미국 정부는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모여들게 되겠죠.
두번째로 결국 미국 국채 금리가 높으면 트럼프 행정부에는 불리한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세수를 빠르게 늘려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하는데요.. 세수를 늘리기 위해 말씀드렸던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과세 얘기가 나오는 것이구요… 대규모 관세 역시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런 관세가 현재 90일 간 펜딩이 되어 있죠. 관세로 인해 세수 확보가 실패하게 되면… 대규모 감세 역시 상당한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감세와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둘 다 흔들리면 안되겠죠. 그래서리.. 일각의 낙관론처럼 관세에서 쉽게 물러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금융 시장 분위기가 조금 나아지는 듯 하니까 다시금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죠. 기사 몇 개 인용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외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두배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중략) 백악관은 "다음 주 철강 관세는 25%에서 50%로 인상될 것이며, 외국의 영향력과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미국 철강산업을 더욱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인포맥스, 25. 5. 31)
“트럼프 ‘中 무역합의 위반.. 시진핑과 대화로 해결하길 원해’”(연합인포맥스, 25. 5. 31)
“백악관, ‘협상 교착’ 중에 ‘가능한 빨리 행동해야’…추가 제재 거론”(연합인포맥스, 25. 5. 31)
“트럼프, 중국산 드론 추가 규제 행정명령 서명 예정”(조선비즈, 25. 5. 31)
“베센트 ‘트럼프-시진핑 통화해야’…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우려”(이코노미스트, 25. 5. 30)
네.. 다섯 개의 뉴스 타이틀을 가져왔는데요,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와 함께.. 트럼프와 베센트, 그리고 미국 무역대표부의 그리어 등이 일제히 중국에 대한 관세 협상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나온 겁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로 중국이 협상을 성심껏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어려워도 어떻게든 협상을 하려고 하겠죠. 그럼 그 협상만 끝나면 이제 해결이 되는 걸까요? 지금도 협상 이후에 다시 나오는 잡음… 협상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데 대한 후속 갈등…으로 인해 저렇게 난리가 나고 있죠. 얼마 전 그렇게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면서 기다리던 푸틴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말한 것처럼 트럼프는 이번에도 중국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듯 합니다. 원하는 대로 해줄까요? 협상한대로 스무스하게 이어질까요? 지금의 관세 이야기…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봅니다.
네.. 현재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형성된 이유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그리고 세수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자본 차익에 대한 추가 과세… 그리고 갑작스레 관세 협상에서 강경론이 다시금 나오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 적어도 금리에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봅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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