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안전 자산의 지위확보를 위해 금리인하의 속도가 느리고 및 폭이 작을수 있다
관세 유예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지금은 기승전 관세인 듯 합니다. 트럼프가 만들어내는 담론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이슈가 시장에 압도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 확실히 느낌이 강하네요. 대신 우리 모두가 그런 관세 이슈 등에 집중해있는 동안 소리없이 변화가 나타나는 것들이 있죠. 지난 해 이맘 때와 비교해보았을 때 가장 크게 바뀐 것들은요… 미국의 고용지표, 그리고 소비자물가지수, FOMC 등이 안중에도 없다라는 겁니다. 지난 해만 해도 CPI 발표되는 날이면 밤에도 미리 노트북 2대 켜놓고 시장 움직임을 긴장해서 보곤 하는데, 요즘은 저 역시 그런 긴장감을 놓고 있죠. 그런데요… 고용 시장에서의 둔화 신호나 관세의 영향으로 물가 쪽에서 변화의 시그널들… 이런 게 나타나는 듯 합니다.
연준은 이미 지난 FOMC에서 성장 둔화 & 물가 상승… 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예고한 바 있죠. 다만 아무도 그런 얘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게 킬포입니다. 저 스스로도 지금처럼 좋은 컨텐츠가 많은 시기에 제가 제공해드릴 수 있는 조언이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는데요, 지금처럼 별로 관심없어 하시는 주제들에 대해서 이렇게 에세이에 다루어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마저도 서툴지만.. 그나마 다룰 수 있는 주제일테니까요. 연준 쿠글러 이사의 코멘트를 한 번 트래킹해봅니다. 보시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피난처(safe-haven) 역할을 해온 미국 금융자산의 지위가 약화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제기됐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준 주최로 열린 워크숍 연설에서 "나는 안전자산 선호(flight-to-safety) 이벤트 발생 시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 왔다"고 밝혔다.”(연합인포맥스, 25. 5. 30)
지난 FOMC에서도 이 비슷한 얘기가 한 번 나왔더랍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는 안전자산의 지위를 갖고 있었죠. 달러가 안전자산이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이른 바 미국 투자 자산이 외국인들에게는 완전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좋을 때는 자산 가격이 오르죠. 그리고 그런 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확대.. 달러 강세가 찾아오죠. 달러가 오르고 자산 가격이 오르는 상황… 그야말로 미국 자산 투자의 전성기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 자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 있죠. 경기 침체 등의 경제 위기가 찾아왔을 때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달러가 안전 자산이면? 네..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데… 안전 자산인 달러로 돈이 몰리면서 달러 초강세가 형성됩니다. 미국 자산 시장이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니… 달러 표시 자산의 평가 손실이 상당 수준 커버되지 않을까요. 그럼 경기가 좋으면 자산 가격과 달러 강세로 이익 내고.. 하락하면 달러 초강세가 보험이 되어서 밑을 받쳐주고… 이 둘이 결합하면 위는 무한대로 열리면서 밑은 막히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투자 PAY-OFF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요… 앞서 쿠글러 이사가 말한 것처럼 달러가 안전 자산의 지위를 잃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쿠글러 이사의 코멘트를 조금 더 인용해보죠.
“그(쿠글러 이사)는 "전통적으로 미국 자산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시기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다"면서도 최근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데도 미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미국 금융자산의 안전자산 역할에 생길 수 있는 변화가 국내외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인포맥스, 25. 5. 30)
네.. 연준 내에서도 달러가 안전 자산의 지위를 내주게 되면… 미국 금융 시장… 그리고 나아가서 미국의 금융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기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일단 프레임은 간단하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때 미국 자산 가격과 달러가 함께 빠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 자산 시장 급락 시기에 달러가 급등하면서 하단을 막아주던 것과는 사뭇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럼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요? 퍼펙트한 수익 구조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미국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한다면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미국 금융 자산에 대한 매력… 이것의 감소가 되지 않을까요?
그럼 미국 성장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더욱 높아질 겁니다. 성장이 좋건 나쁘건… 좋으면 성장으로 먹고… 나쁘면 달러 초강세로 먹고… 이런 흐름이 흔들리게 되니까요. 성장 둔화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죠. 그리고 미국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연준은 그 매력을 어떻게든 메우기 위해 노력하겠죠. 매력을 높인다?? 간단합니다. 금리를 더 주는 방법이겠죠.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요… 매우 늦춰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침체가 나타났을 때 과거처럼 양적완화 등을 하기 힘들어질 수 있죠. 안전자산 달러로의 자금 쏠림이 강할 때… 즉, 위험한 상황에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너무나 강할 때에는… 수요가 극강인 만큼 양적완화라는 극강의 달러 공급 정책을 써도 달러 가치가 폭락하는 일이 없겠죠. 그런데… 달러가 안전자산의 지위를 내준다면?? 네… 적어도 금융 시스템 위기 시에 달러를 뿌리는 정책의 여력이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양적완화도 어렵겠지만 금리 인하 역시.. 고민을 하게 될 듯 하네요.
물론 저 역시 달러가 안전자산의 지위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제 그렇지는 않더라도 시장이 그렇게 오해하는 경우가 있죠. 지난 4월 중순 나타났던 미국 금융 시장의 트리플 약세처럼 시장이 잠시 그렇게 믿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금융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매우 높일 수 있죠. 연준 역시 그런 상황을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연준도 고민하는 만큼… 우리도 상수라고 생각했던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듯 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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