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의 강등… 크게 영향이 있다 없다.. 얘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1년의 기억부터 시작해서 2023년 피치의 강등까지 당시와 상황 비교를 많이 하죠. 참고로 2011년과 2023년 역시 서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더랍니다. 2025년의 케이스도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죠. 저는 관세 문제 이후 미국의 재정 적자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을 드렸던 바 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관세 하나만 갖고 비난을 하는 언론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고… 감세와 규제 완화까지… 세가지 패키지를 모두 고려해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죠. 관세로 시장에 충격을 주더라도요…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호재가 나오게 되면 시장은 반색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기대보다는 약한 온건한 관세와… 대규모 감세… 그리고 빠른 규제 완화… 이런 조합이면 금융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연방 하원을 압박하면서 대규모 감세안 통과를 종용하고 있는 트럼프… 지금 시장은 트럼프가 시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를 보려는 듯 합니다.
문제는 감세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재정적자라는 겁니다. 대규모 관세를 통해서 세수를 늘리면 되는데… 이게 지금 쉽지 않아 보이죠. 영국하고는 원론적 합의에 도달한 것이구요.. 디테일은 아직 한참 더 가야 합니다. 그리고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감세를 대규모로 단행하게 되는 것이 불안할 수 밖에 없죠. 아니.. 트럼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금융 시장은 재정 문제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최근의 국채 금리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주식 시장 입장에서는 관세는 악재고 감세는 호재일 수 있지만… 채권 시장에게는 관세나 감세나 둘 다 악재가 될 수 있죠. 관세는 공급망을 뒤흔들면서 물가를 올리게 되고.. 감세는 재정 불안을 키우게 되니까요… SLR 규제 완화 얘기가 나와도 시장이 그리 안심을 못하는 것을 보면… SLR규제 완화가 나와서 시중은행들이 미 국채 보유를 늘리더라도… 이 경우 국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달러 유동성이 늘어나게 되고.. 달러 약세로 인해 수입 물가가 더욱 오르는 문제가 생기니… 국채 수급은 늘려도 인플레 압력을 높이는 아이러니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나온 신용등급의 강등… 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를 더욱 강화하는 영향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정 적자 문제는 감세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발목을 잡겠죠. 그리고 하나 더.. 달러 약세 정책에서도 다른 얘기가 조금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실제 달러 약세를 대놓고 원했던 사람들은 라이트하이저, 피터 나바로, 그리고 스티브 미란과 같은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죠. 베센트 재무장관은 취임 직후에도 계속해서 강달러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물론 내면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겠죠… 다만 재무장관이 달러 약세를 원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약세를 받아들여서 중장기적인 강세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5월 초 환율이 큰 폭 하락했을 때 마러라고 합의.. 즉, 플라자 합의 2.0에 대한 얘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요… 이 생각을 해보죠. 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불안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그리고 미국 국채에 대한 불신이 커져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약세를 대놓고 밀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기축 통화인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게 되지 않을까요? 잠시 몇 개 기사들을 인용해봅니다.
“EU, 트럼프 무역전쟁에 CPTPP 전략 파트너쉽 검토’”(연합뉴스, 25. 5. 6)
“부채의 덫에 빠진 미… 3대 신평사 모두 최고 신용 등급 박탈”(이데일리, 25. 5. 18)
“中, 美국채 보유액 세계 2위-> 3위.. 미 연준은 대량 매입”(헤럴드경제, 25. 5. 19)
“日 재무상 ‘일본 보유한 美 국채, 무역 협상 카드 중 하나”(이데일리, 25. 5. 2)
“美 3월 무역적자 사상 최대… 트럼프 관세에 기업들 ‘재고 축적’”(아시아경제, 25. 5. 7)
“무디스, 미 국채 위험 과소 평가’.. 30년물 금리 18개월래 최고”(뉴스1, 25. 5. 20)
유럽이 미국 이외의 거대 시장을 찾고 있다는 얘기가 첫번째에 나오구요… 그럼 미국과의 거래가 중장기적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달러 사용이 줄어들게 될 겁니다. 신평사의 신용 등급 강등… 그리고 중국이 미 국채를 줄인다… 일본 재무상도 (이후 번복은 했지만) 미국 국채를 하나의 협상 옵션에 넣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3월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입니다… 그리고 미국 국채 금리가 많이 올랐죠… 이런 기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지난 1월 우리는 미국 예외주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미국을 바라보고 있었고… 미국 투자를 위해서는 달러가 워낙에 필요했기에.. 탄탄한 달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너무 잘 나가는 게 탈일까요… 불과 4개월 여 지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많이 하락해있죠. 이런 상황에서 제2의 플라자 합의를 밀면서… 미국 재무부도 대놓고 달러 약세를 원한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라이트하이저나 스티브 미란은 미국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로 미국 자산 시장의 매력이 너무 높아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자본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거나… 미국 국채를 보유한 해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죠. 달러 약세를 대놓고 요구하는 겁니다. 다만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들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美, 환율은 무역협상 의제 아냐’.. 관세 연계 약달러 추진 부정”(서울경제, 25. 5. 15)
미국 재무부는 관세 협상을 할 때 다른 국가에게 약달러를 강요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죠. 그리고 이런 논평을 합니다. 잠시 디테일 읽어보시죠.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환율 문제는 의제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각 1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 각국과 무역협정을 협상하려는 미국 당국자들이 합의에 통화정책 약속을 넣는 작업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경제팀에서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임무를 맡은 유일한 인물이며, 무역 상대국들과의 통화정책 논의에 다른 당국자들이 대신 관여하게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그동안 미국의 약달러 추진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누그러뜨리려 해왔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습니다.”(KBS, 25. 5. 15)
핵심은 두번째 문단에 나오죠. 베센트는 관세와 환율 협정을 다루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라이트하이저나 스티브 미란이 여기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죠. 베센트가 약달러 추진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계속해서 누그러뜨리고 있죠… 그리고 미국으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을 막아서 달러 약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경파의 주장과는 달리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베센트, ‘미국, 글로벌 자본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블로터, 25. 5. 6)
벼랑 끝 관세 협상… 극심한 금융 시장 혼란 속에서 90일 유예를 만들어낸 것은 베센트였다고 하죠. 그리고 현재 대놓고 달러 약세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스탠스를 취하는 베센트입니다. 스티브 미란이나 라이트하이저와는 다소 결이 다르지 않나요? 달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때.. 대놓고 무자비한 달러 약세를 조작하는 플라자 합의 2.0… 이게 달러의 신뢰를 더욱 무너뜨리지 않을까요. 그럼 질문이 이렇게 바뀝니다. “진짜 달러 약세를 의도하는 마러라고 합의는 임박했는가..”
과거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엔화가 초강세를 보였었죠. 문제는 1년 반 동안 달러가 너무 빠른 약세를 보이자 두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달러 약세로 인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구요.. 다른 하나는 달러 약세로 인한 달러 패권의 불안감이 커졌던 겁니다. 그래서 플라자 합의 이후 87년 2월 루브르 합의에서는 달러 약세 이제 그만… 이라고 말하면서 상대국의 수요를 팽창시키는 정책을 정면으로 요구하게 되죠. 위키피디아의 루브르 합의 설명을 잠깐 보고 가시죠.
“루브르 합의(Louvre Accord)는 1987년 2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 선진 6개국(프랑스, 서독,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이 체결한 합의를 말한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급속히 하락했는데, 달러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이다.”(위키피디아)
달러 약세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달러 패권의 약화… 당시에 그게 두려웠던 거겠죠. 지금은 달러 약세가 두렵지 않을까요? 신용등급 강등은요.. 감세 정책과… 달러 약세 정책… 이걸 과감히 밀고 가는데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얘기…. 주말 에세이에서 길게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분들의 고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5.29 오건영님 페북글입니다 (0) | 2025.05.29 |
---|---|
25.05.28 오건영님 페북글입니다 (2) | 2025.05.28 |
5.24 오건영님 페북글입니다 (6) | 2025.05.24 |
페북글에서 가져온 박문환 님의 리포트 (4) | 2025.05.23 |
오건영님 25.05.22 페북글입니다 (2) | 2025.05.22 |